I. 사안의 개요
1. 사실관계
원고와 처인 소외1은 소외1을 피보험자로 하여 소외1의 사망시 법정상속인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계약을 6개 체결한 이후에 원고는 소외1와 공모하여 소외1을 뺑소니사고로 위장하여 살해한 후 보험금을 탈 목적으로 소외2에게 살인교사를 하였으나 소외2가 승낙하지 않아 미수에 그치고, 그 후 살인교사미수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아 형이 확정되었다. 그 과정에서 보험료납입지체로 5개의 보험계약이 실효되었으나 이후 연체보험료를 모두 납입하여 계약을 부활시키고 추가로 보험을 더 가입하여 소외1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8개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과정에서 중복보험여부를 묻는 질문표에는 부정하거나 공란으로 두어 고지하지 않았다. 보험계약의 부활과 신규보험의 가입 후 1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 소외1과 원고가 동승한 차량이 정차되어있는 화물차량의 후미를 충격하여 소외1은 즉시 사망하고 원고는 경미한 상해만을 입었다. 이후 원고는 체결한 보험계약의 법정상속인인 보험수익자로서 보험금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 동부화재 등은 원고의 보험계약과 보험사고가 보험사기를 목적으로 체결된 것으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여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고 원고는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2. 법원의 판단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하고,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이러한 목적으로 체결된 보험계약에 의하여 보험금을 지급하게 하는 것은 보험계약을 악용하여 부정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사행심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게 될 뿐만 아니라, 또한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며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하여 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한편, 보험계약자가 그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에 관하여는 이를 직접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의 보험계약의 체결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에 기하여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
이 사건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가 원고 1이거나 원고 1의 주도 아래 소외 1이 보험계약자로서 체결한 것인데, 원고 1은 ①보험금 취득을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다음 소외 1을 살해하려 하였으나 실패한 바 있었던 점, 원고 1이나 소외 1이 2003. 6.경 실효된 보험계약을 거액의 연체보험료를 납입하고 부활시킨 것을 시작으로 그 이후 ②단기간 내에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실효된 보험계약을 부활시킨 것에 어떠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며, 다수의 보험 가입시 ③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에 대하여도 제대로 고지하지 아니하였던 점, 이 사건 사고는 특히 피고 동부화재에 대한 보험계약 부활이나 피고 제일화재에 대한 신규 보험계약 체결일로부터 약 1개월 만에 발생한 것으로서 그 ④사고 경위에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점,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고 1이나 소외 1의 경제형편에 비추어 매월 납입하여야 할 ⑤보험료의 수액이 지나치게 과다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중 매년 갱신되어 오던 자동차종합보험을 제외하고 피고들에게 가입한 나머지 보험계약은 순수하게 생명, 신체 등에 대한 우연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험사고를 빙자하여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한 것으로 추인되므로,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II. 중복보험의 반사회성에 대한 과거의 판례
1. 민법상 공서양속 위반
본 사건을 포함하여 국내에는 4건의 중복보험의 반사회성에 대한 판례가 있다. 이 중 2001년 선고된 99다33311판결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은 중복보험의 반사회성을 인정하여 보험계약의 무효를 인정하였다. 우리 보험법에는 중복보험에 대하여 비례보상의 원칙을 두어 보험금을 통한 손해 이상의 이익을 얻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부정액보험인 손해보험의 경우와 달리 정액보험인 인보험의 경우는 보험계약의 한도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본 사건과 같이 물보험이 아닌 다수의 인보험 계약은 중복보험의 제한을 둘 수 없어 고의적 보험사기의 주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법은 보험사기를 따로 판단하는 법률규정이 부재하여 고의적 보험사고나 보험사기를 직접 규제할 수는 없고 민법 103조를 준용하여 계약을 무효화 시키고, 보험사고의 유발이나 보험사기는 형법의 규정을 준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보험계약도 계약의 하나인 이상 공서양속에 위반하는 경우는 무효라고 보는데 이견은 없으나, 중복보험의 사기성이나 반사회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 확립되지 않아 법원의 판결도 엇갈리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인 계약과 달리 보험계약은 우연한 사고에 의한 손해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보험사고를 일으킬 목적으로 체결한 계약은 물론이고 체결 후에 보험사고를 고의로 유발한 경우 모두 공서양속에 위반하는 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러한 계약의 체결을 무효로 하는 법률규정이 필요할 것이다)
2. 과거의 대법원 판결례
1) 대법원 2000.2.11. 선고 99다49064 판결 : 우리나라에서 보험계약에 최초로 공서양속 위반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이다. 그 사안은 1997.7.9. 소외인은 그의 처인 망인을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로 하여 피고 메트라이프생명보험 주식회사(1998.6.1. 상호변경)와 사이에 생명보험계약 4구좌를, 같은 날 피고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와 사이에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피고들에게 제1회 보험료를 지급하였는바, 소외인은 망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에 가입한 다음 망인을 살해하고 보험사고로 위장하여 보험금을 편취할 의도로 망인에게 알리지도 아니한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1997.9.4. 02:10경 소외인이 제3자와 상호 모의 하에 제3자가 택시를 운전하여 망인을 충격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하였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생명보험계약은 사람의 생명에 관한 우연한 사고에 대하여 금전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것이어서 금전을 취득할 목적으로 고의로 피보험자를 살해하는 등의 도덕적 위험의 우려가 있으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기한 선의계약성이 강하게 요청되는바, 당초부터 오로지 보험사고를 가장하여 보험금을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사람의 생명을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불법적인 행위를 유발할 위험성이 크고, 이와 같은 목적으로 체결된 보험계약에 의하여 보험자로 하여금 보험수익자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보험계약을 악용하여 부정한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사행심을 조장하게 되므로, 이와 같은 생명보험계약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일반론을 제시하면서, 위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지지하였다.
2) 대법원 2001.11.27. 선고 99다33311 판결 : 위 대법원 판결과 달리 공서양속 위반을 인정하지 않은 판례이다. 그 사안은 망인이 소외 의창수산업협동조합 유통사업과 계장으로서 동료직원들과 공모하여 면세유를 부정유출시켰다는 혐의로 1997.6.11. 경찰에서 1차 조사를 받았고, 같은 달 14. 외부에서 다시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수협사무실로 가던 중인 같은 날 10:15경 진해시 웅천동 천자봉 공원묘지 후문 앞 도로에서, 그 곳은 편도 2차로에서 편도 1차로로 좁아지면서 우측으로 굽은 곳인데도 시속 90~100km로 과속운전을 하는 바람에 중앙선을 50cm가량 침범하여 마주 오던 화물차를 들이받고 현장에서 사망하였는바, 망인은 1993.4.8.부터 1997.6.11.까지 사이에 피고들인 보험회사 세 곳 및 수협과 사이에 도합 14건의 각종 생명보험, 상해보험 및 공제계약을(그 중 1건은 중도해지), 그 외 제소하지 아니한 14곳의 보험회사 및 농협 등과 37건의 각종 생명보험, 상해보험 및 공제계약을 체결하였는바(총 51건으로 연도별로 보면 93년 2건, 94년 2건, 95년 20건, 96년 14건, 97년 13건), 총 보험료는 월평균 500만 원 정도이고,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유족들이 받을 수 있는 총보험금은 50억 원 정도이며, 사망 당시 망인의 수협 유통사업과 계장으로서의 월수입은 250만 원 정도이고, 그 외 김양식장 등에 수천만 원을 투자하여 상당한 수입을 얻고 있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 보험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장기간 (3년 내지 20년)이며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계약기간 내지 상당기간이 경과하면 보험수익자가 상당한 금액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저축적 성격을 가진 보험계약도 다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보험계약의 숫자가 많고 보험료와 보험금이 다액이며 이 사건 교통사고의 발생경위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의 동기가 자살에 의하여 보험금의 부정취득을 노린 반사회질서적인 것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면서, 원심을 지지하였다.
3) 대법원 2005.7.28. 선고 2005다23858 판결 : 윈심에서 부정한 공서양속위반을 인정한 판례이다. 사안을 보면 보험계약이 체결된 시점이 소외 1과 소외 2가 자신들과 자녀들 명의로 총 97건의 보험계약을 집중적으로 체결하던 소외인들은 위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특별한 직업이나 수입이 없어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면서 생활해 온 사실, 그럼에도 소외 1과 소외 2가 단기간 내에 보험계약을 대량으로 체결하여야 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사실, 소외 1과 소외 2는 다수의 보험가입시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에 대하여 제대로 고지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사실, 소외 1, 소외 2와 그 자녀들인 원고 및 소외 3은 위와 같이 체결된 보험계약에 기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면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여 1999년부터 2002년경까지 합계 약 310,000,000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받는 한편, 임의지급을 거절하는 보험사를 상대로 다수의 소송을 제기한 사실, 소외 1과 소외 2는 단기간에 다수의 보험계약을 집중적으로 체결한 다음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허위로 보험금 지급청구를 하거나 위조된 의사의 치료(입원)확인서를 행사하여 보험금을 편취하였거나 미수에 그쳤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서 2004. 9. 3. 소외 1은 징역 4년을, 소외 2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 선고받은 사실, 이 사건 보험사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후 26일 만에 발생하였고, 그 발생경위나 상해정도에 비추어 원고 주장의 입원일수가 비교적 장기이며, 원고가 이 사건 보험사고에 기하여 이미 보험사들로부터 임의로 지급받은 보험금만도 약 3,000여 만 원을 상회하였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위 소외 1과 소외 2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의 보험계약의 체결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소외 1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은 순수하게 생명, 신체 등에 대한 우연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보험사고를 가장하거나 혹은 그 정도를 실제보다 과장하여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하였음을 추인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원심과 달리 공서약속위반을 인정하였다.
III. 평석대상 판례의 분석
1. 평석대상 판례와 종전 판례의 비교
평석대상 판례는 지금까지 나온 3건의 판례를 모두 참고하여 판결문을 작성하였다. 대상 사건에서는 원고의 전례로 보아 보험계약 체결에 있어서 보험사고를 유발하여 보험금을 타낼 목적이 있음을 추인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으나, 소외1이 사망한 보험사고 자체가 고의성을 가진 보험사고인지의 여부는 논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중복보험계약을 무효로 함에 있어서 우리 법원은 민법의 반사회성에 관한 조문인 민법 제103조를 적용하여 선량한 풍속 및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계약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민법 103조는 기준을 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조문으로써, 법원도 중복보험을 무효화하기 위한 민법 103조의 적용 기준을 정하는데 고심한 것으로 판단된다. 평석대상 판례는 이러한 기존의 판례를 모두 반영한 판결로써 원심에서 부정한 중복보험계약의 무효를 인정하여 중복보험의 반사회성 판단기준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을 알아보기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평석대상판례에서 보험계약이 반사회성을 띈다고 판단한 간접사실요소들을 살펴보면,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①살인교사의 실패, ②보험계약 체결의 불필요, ③사고 시점과 경위의 의심스러움, ④지나치게 과다한 보험료, ⑤중복보험고지의무 위반 이다. 이하에서는 일본의 사례에 대해 알아보고 본 평석판례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하여 논의하기로 하겠다.
2. 일본의 판례와 반사회성 판단기준
(1) 일본의 판례
1) 오사카지방법원 1991.3.26. 판결 : 최초로 공서양속 위반을 인정한 판례이다. 그 사안은 보험계약자가 약 2달간에 14개의 보험사와 15건의 질병특약부 생명보험, 상해보험, 소득보상보험을 체결하였고, 그 후 약 7개월이 될 무렵 승용차를 운전 중 다른 차에 추돌되어 143일간 입원하면서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회사 측에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한 사건인데, 법원은 “① 전형적인 자발적·단기집중적 대량 가입인 점, ② 저축성이 적고 보장중시의 보험인 점, ③ 다중계약에 가입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점, ④ 고액인 보험료를 매월 계속하여 지불할 만한 수입이 있다고는 인정되지 않는 점, ⑤ 가입시 타사의 보험의 존재와 자기의 직업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고지한 점, ⑥ 증상을 과장하여 입원기간을 늘린 점, ⑦ 본건 사고의 우연성에 관하여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각 보험계약은 고의로 사고를 초치하거나 가장하던가 하거나 적어도 사고를 기화로 증상을 과장하여 불필요한 장기입원에 의하여 불법하게 보험금을 취득하려고 하는 목적으로 체결되었다고 추인할 수 있으므로, 이처럼 불법이득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불가결한 수단으로서 보험계약이 체결된 이상 각 보험계약은 공서양속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시하였다.
2) 쿄토지방법원 1994.1.31. 판결 : 손해보험에서 공서양속 위반을 인정한 최초의 판례이다. 그 사안은 피고(계약체결은 피고 남편이 함)가 약 6개월에 걸쳐 원고 보험회사와 피고의 건물, 보석·모피류 등을 포함한 가재도구에 대하여 보험금 합계 약 12억 엔에 달하는 3건의 장기총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약 6개월 후에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여 피고가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회사에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한 것인데, 법원은 “① 피고와 그 남편은 본건과 유사한 것을 포함하여 수개의 화재도난보험을 체결하여 사고원인에 의문이 있음에도 4억 엔에 가까운 보험금을 수령한 적이 있는 점, ② 보험대리점의 권유에 의한 것이 아니라 피고 남편이 적극적으로 단기간에 체결한 점, ③ 6개월간 약 1,000만 엔의 보험료를 지불하였으나 그 후 약 3개월 후에는 생활비가 곤란하여 약 40만 엔을 차용하는 등 보험료의 지불 능력에 의문이 있는 점, ④ 본건 화재 전날 피고의 남편이 필요도 없이 원고 회사의 직원을 자택으로 불러 일부러 모피, 보석, 시계 등 물건의 소재에 대한 확인을 구한 점, ⑤ 화재시의 가옥상황에 의하면 본건 화재는 내부자에 의한 방화가 그 원인으로 추측되는 점, ⑥ 본 건 화재는 전소가 아니고 1층이 소실되고 2층 일부가 소손된 것에 불과한데, 소실되지 않은 장소에 존재하였던 고액의 보석이나 시계가 전부 남아 있지 아니한 점, ⑦ 모피, 보석 등의 입수경로나 입수자금에 관하여 전혀 확실한 증거가 없는 점, ⑧ 피고가 제출한 손해견적서에 의한 신고손해액과 감정서에 의한 실제 가격과의 차이가 현저하여 그러한 고가의 가재가 존재하였다는 것 자체가 극히 의심스러운 점, ⑨ 그 외 화재발생 전후나 보험금 청구과정에서의 피고의 남편이나 관계자의 의심스러운 행동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피고와 그 남편은 보험대상 물건의 가액을 일부러 고액으로 신고하여 실제의 손해액 이상의 보험금을 취득하고 싶어서, 본건 각 계약을 보험금의 부정 취득을 목적으로 체결한 것이라는 것을 넉넉히 추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보험회사가 이러한 목적으로 체결된 보험계약의 보험금 지불에 응하는 것은 보험제도의 악용을 허용하고, 쓸데없이 보험사고에 의한 이익을 얻고자 하는 사행심을 조장하는 것이 되므로, 본건 각 계약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이다.”라고 판시하였다.
3) 도쿄지방법원 1994.5.11. 판결 : 생명보험에서 일부는 공서양속 위반을 인정하고 일부는 부정한 판례이다. 그 사안은 ① 1988.4.21. X1은 보험금 8,000만 엔의 생명보험계약(계쟁 제1보험계약)을 피고와 체결, ② 1990.5. 부터 6.까지 X2(X1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금 합계 2억 9,000만 엔의 4건의 생명보험계약을 타 보험사와 체결, ③ 그 후 1990.6.12. X2는 X1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금 4억 엔의 생명보험계약(계쟁 제2보험계약)을 피고와 체결. 이 시점에서 보험금은 X1 개인 계약분이 8,000만 엔, X2 계약분이 6억 9,000만 엔이고, X2 부담의 보험료의 월 합계는 447,570엔, 1990.9.30. 결산시 X2의 단기차입금은 6억 4,445만 엔, 연간 매출액은 3억 3,000만 엔, ④ 1991.1.부터 1992.3.까지 X2는 X1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금 합계 6억 1,000만 엔의 4건의 생명보험계약을 타 보험사와 체결, ⑤ 1992.6.12. X2는 X1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금 1억 8,000만 엔의 생명보험계약(계쟁 제3보험계약)을 피고와 체결. 이 시점에서 X1과 관련된 11건의 보험금 총합계는 15억 6,000만 엔(X2의 연간 매출액의 4배 내지 5배), 보험료는 월 평균 1,254만 엔, 1992.9.30. 결산시 X2의 단기차입금은 8억 7,837만 엔이었는데, 1992.7.15. X1은 승용차로 자동차도로를 주행중 쿠션드럼에 격돌하여 양하지 기능이 전폐되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① 계쟁 제1보험계약은 그 액으로 보나 시기로 보나 아무 문제가 없다. ② 계쟁 제2보험계약은 그 체결 시점에서 X2 부담의 월간 보험료가 적은 액은 아니지만 X2 정도의 매출규모에서 보면 지불할 수 없는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되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시점에서 X1의 개인회사인 X2가 위 단기차입금액에 거의 걸맞은 보험금액의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반드시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고, 사회통념에 비추어 보아도 허용되는 범위 내의 것이라고 생각된다. ③ 계쟁 제3보험계약에 대해서는, 그 시점에서 X1의 보험금의 총 합계는 15억 6,000만 엔으로 X2의 연간 매출액의 4배 내지 5배인 점, 그 보험료는 월 평균 1,254만 엔으로 1992.9.30. 결산시 단기차입금은 8억 7,837만 엔인 X2가 X1 개인분을 포함하여 계속 부담하여야 할 보험료로서 현저히 불상당하다고 생각되므로, 아무리 X1이 X2의 대표이사라고 하여도, 사회통념에 비추어 X2 회사 정도의 규모의 회사가 사회적으로 합리적인 위험분산을 위하여 가입하는 보험으로서는 명백히 한도를 넘은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생명보험계약과 같은 사행성이 있는 계약에 관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위험분산의 한도를 현저히 초과하여 그것에 가입하는 것을 인정한다면 자기 또는 제3자의 생명을 주물러 불로이득을 얻고자 하는 자나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고자 하는 자가 생겨 보험제도의 근간을 흔들지도 모르므로,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위험분산의 한도를 현저히 초과하는 생명보험계약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불구하고 이미 사회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불상당한 행위라 하여야 하고, 이러한 사태의 발생·회피에 관하여 보험계약 자체에 특단의 약정이 없다 하더라도 민법 제90조(우리나라 민법 제103조)에 비추어 그 법적 효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4) 오사카고등법원 1997.6.17 판결 : 생명보험계약을 공서양속 위반으로 무효로 하면서 나아가 기불입한 보험료반환청구를 기각한 판례이다. 그 사안은 ① 갑회사와 그 그룹회사는 이사인 M(1917년생으로 종전에는 갑회사의 거래관계에 있던 자로서 1990년 갑회사와 그 그룹회사인 을회사의 이사로 취임하였으나 회사 경영에는 전혀 참가하지 않았음)을 피보험자, 보험금 수취인을 갑회사, 그 그룹회사, 갑회사의 대표 이사인 A 및 M의 자식인 S로 하여 보험회사 4곳과 30건(사망보험금 총액 16억 2,757만 엔이고, 그 중 S가 보험금 수취인으로 된 것은 10건에 사망보험금 총액은 5억 2,000만 엔임)의 생명보험계약을 1990.7.부터 1991.10.까지 사이에(2건은 제외) 체결. ② M은 1992.10.3. 갑그룹의 보양소의 한 방에서 자살하였는데, 그 날은 일련의 생명보험 중 최후의 계약의 자살면책기간이 경과한 직후이다. ③ 갑회사의 거래처인 원고는 위 생명보험계약 중 5건의 보험금청구권을 갑회사로부터 양도받았다며 보험금 청구를 구하고, 만약 보험계약이 무효인 경우 갑회사 및 그 그룹회사로부터 6건의 보험계약에 관한(그 중 5건은 동일) 기불 보험료의 반환청구권을 양도받았다고 하여 예비적으로 보험료반환 청구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① 갑회사의 대표이사인 A는 부동산투자를 위한 거액의 차입금을 반제하기 위하여 회사의 영업자금을 유용하여 그룹 전체가 1993.4.경 파탄에 이른 점, ② M은 노후의 생활보장과 부동산 론의 담보를 위해 본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각 보험계약은 사망보장에 중점을 둔 것으로 고령자가 노후에 가입하는 보험으로서는 적당하지 않고, M의 부동산 론은 3,940만 엔에 불과한 점, ③ 각 보험계약은 모두 A나 그 지시를 받은 자가 직접 각 보험회사들에게 의뢰하여 체결된 것으로서 보험금액 등도 전부 A가 결정한 점, ④ A 자신이 가입한 생명보험계약의 보험금액이 1억 수천만 엔에 불과함에 반하여 기업의 중심인물도 아닌 M을 위하여 갑회사가 거액의 보험료를 체당한다는 것은 극히 이상한 점, ⑤ M에게는 자살할 특단의 동기가 없는 점, ⑥ A에게 다액의 채무를 지고 있고 1991년 갑회사의 이사로 취임한 N이 A의 권유를 받아 갑그룹회사 내지 A를 보험계약자 겸 보험금 수취인으로 하는 생명보험계약 24건을 체결한 뒤, A로부터 5회에 걸쳐 자살하라는 교사를 받아 경찰에 보호를 구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본건 각 보험계약은 보험제도를 악용하는 것으로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는 이유로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도 본건 각 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는 본건 각 계약에 있어 불로이득을 얻을 목적을 가지고 있던 것이 인정되어 무효원인에 관하여 적어도 중대한 과실이 있었으므로, 상법 683조 1항, 643조(우리나라 상법 제648조)에 의해 이를 기각하였다. 이 판결에 대하여 원고는 예비적 청구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항소법원은 “원심 인정의 각 사실에 의하면 본건 각 계약은 보험사고의 우연한 사실에의 의존 관계가 파괴되고 또한 보험계약의 체결이 당초부터 불로이득 그 자체를 오로지 목적으로 하여 행하여진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공서양속에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 본건 각 보험계약 체결은 모두 A의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A 및 피보험자인 M은 본건 각 계약의 체결에 의해 M의 자살이라고 하는 인위적인 보험사고를 유발시킬 것 같은 현저히 유혹적인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되고, 본 건 각 계약이 보험사고의 우연한 사실에의 의존관계를 파괴하고 불로이득 그 자체를 오로지 목적으로 하여 해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감히 본건 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서 악의가 있다고 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법 683조 1항, 643조에 의해 기불 보험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2) 반사회성 판단기준
보험계약자체는 반사회적인 것이 아니므로 보험계약을 반사회적으로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한데, 이는 보험금의 부정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보험계약의 체결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보험금의 부정취득의사는 보험계약자의 자백이 있지 않은 한 간접사실만 가지고서 특정 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본법원이 이러한 부정취득의 목적을 추인하기 위한 간접사실로 열거한 것을 종합하여 보면, ① 자발적·단기집중적 대량가입, ② 저축성이 적은 보장중시의 보험 가입, ③ 다중계약에 가입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 ④ 보험금 총액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벗어남, ⑤ 고액인 보험료를 계속하여 지불할 수입이 없음, ⑥ 계약체결 시 허위사실 고지, ⑦ 보험사고의 과장, ⑧ 보험사고의 우연성이 불확실함, ⑨ 보험사고 전후의 보험계약자의 의심스러운 행동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요소들이 확립된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사안마다 공통적인 요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요소들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법원은 개별 사안마다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들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3. 일본 기준과의 비교
(1) 공통적인 판단기준
사안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일본의 법원과 우리 법원의 간접사실 판단 기준은 크게 다른바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종합하여 9가지의 간접사실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실제 사안에서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각 사안에 따라 중요시 되는 기준이 다르게 적용된다. 따라서 반사회성을 띄지 않는 계약으로 볼 수 있는 요소도 사안마다 다르게 적용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법원 2001.11.27. 선고 99다33311 판결에서 법원은 보험사고의 우연성 불확실, 51건에 이르는 다수 보험계약, 수입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의 납부보험료 및 중복보험고지의무위반 등 다른 요소를 충족시키지만 법원은 장기저축성 보험계약도 다수 있음을 이유로 보험금의 부정취득을 노린 계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 외 판례에서는 장기저축성 보험계약의 존재여부는 문제되지 않았다. 일본법원 역시 장기저축성보험계약의 존재여부를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여기는 것은 확실하나 사안마다 적용여부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2) 평석대상판례의 판단기준
평석대상판례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①살인교사의 실패, ②보험계약 체결의 불필요, ③사고 시점과 경위의 의심스러움, ④지나치게 과다한 보험료, ⑤중복보험고지의무 위반이다. 일본의 종합적인 판단기준이나 우리 법원의 판단기준이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생각되나, 본 평석대상판례에서는 무엇보다 사실로 인정된 기존의 살인교사미수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살인교사미수 이전에 체결한 보험계약이 원고의 소송 과정 중에 보험료연체로 실효된 이후 원고가 연체보험료를 모두 납입하여 부활시키고 이후에 추가로 3개의 보험계약을 더 체결하여 소외1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8개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법원은 보험금의 부정취득이 실패한 이후 재시도를 한 것으로 충분히 판단할수 있는 사안으로 본 것이다. 따라서 이전의 판례에서 중복보험의 계약 수 즉, 다수의 보험계약 체결은 판단기준이 되지 않았다.
4. 평석 대상 판결의 한계 및 특징
평석 대상 판결에서 아쉬운 것은 무엇보다 소외1이 사망한 보험사고의 우연성에 관한 확실한 사실관계의 인정이 부재하였다는 점이다. 중복보험의 문제가 아니더라고 보험사고의 우연성은 보험계약의 특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만큼 법원에서도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보험계약자의 자백이나 물적 증거 없이 보험금 부정취득의 의사를 밝히기는 상당히 곤란할 수밖에 없다. 앞선 판례들을 살펴보면, 99다49064 판결의 경우 보험사고의 수사과정에서 보험계약자의 피보험자 살해 사실이 입증되어 다른 판단 기준은 불필요 하였다. 99다33311 판결의 경우 보험계약자이자 동시에 피보험자인 소외 인이 사망하여 보험금 부정취득의 의사를 밝힐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장기저축성계약이 다수 (51건 중 37건)존재한다는 이유로 반사회성을 부정하였다. 2005다23858 판결에서는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인 소외 인들이 기존에 보험금 부정취득을 노린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 기존의 행위와 연장선상에 있다는 추측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례에서도 문제가 된 보험사고의 우연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있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경향을 보건데 법원 역시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요소를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음은 분명하나, 보험금 부정취득을 막기 위해 보험사고라는 사실관계를 분석하기보다 체결과정 및 정황을 중시하여 보험계약의 반사회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보험계약의 체결과 관련이 있는 사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보험사고의 우연성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도 충분히 반사회성을 띄는 보험계약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법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원은 중복보험계약의 반사회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중복 체결한 보험계약의 수는 절대적인 고려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이 판결한 4건의 판례에서 체결된 보험계약의 수를 살펴보면, “99다49064판결 4건 무효, 99다33311판결 51건 유효, 2005다23858판결 97건 무효, 2009다12115판결 8건 무효” 로 체결된 계약의 수와 부정취득 의사 판단 여부는 절대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즉 법원이 중복보험의 반사회성을 판단하는데 있어, 중복 체결한 보험계약의 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IV. 결론
중복보험계약에 공서양속 위반을 적용한 판례는 평석대상판례를 포함하여 4건이 있으나 살펴보았듯이 구체적인 사안이 다르기 때문에 판단에 이르는 요소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실인정은 달랐지만 적용한 법리는 같은 것으로서 부정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보험계약은 무효화하기 위한 법원의 의지와 노력을 알 수 있다. 보험금의 부정취득을 노리는 행위를 막기 위한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사실관계의 판단에 있어 보험사고의 우연성판단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보험금의 부정취득을 노리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반드시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사고의 우연성을 확실하게 반영하지 않는다면, 보험사고의 고의성을 입증해야하는 보험자는 큰 책임을 더는 셈이 된다. 보험금의 부정취득을 막는다는 취지도 중요하지만, 보험금 지급거부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법원이 보험사고의 우연성 여부에 대하여 좀 더 신중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보험계약의 도덕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법원이 적극적인 대처를 할 필요가 있음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계약의 근본적인 특징을 고려하지 않는 판단 역시 보험제도의 근간을 보호하는데 역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미다.